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회장 당선인이 29일 오전 서울 의협회관에서 연 당선인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회장 당선인이 29일 오전 서울 의협회관에서 연 당선인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으로 선출된 임현택 당선인이 29일 "의사에 나쁜 프레임 씌우는 정치인들은 진료실에서 낙선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전날 '의협 손에 국회 20~30석 당락이 결정된다'는 발언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내놓은 이후 연이어 정치적 발언을 이어간 것이다.

임 당선인은 이날 의협 회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4월 총선에 대한 의협의 전략을 밝혔다. 임 당선인은 "의사는 도둑놈, 사기꾼, 부도덕한 존재, 이기적인 집단 이런 프레임을 씌우는 나쁜 분들이 있다"며 "이런 정치행위가 지속될 때는 타기팅해서 우리가 진료현장에서 만나는 국민들한테 적극 설명하려한다. 일종의 낙선운동"이라고 말했다.

 

 

임 당선인이 낙선운동 대상으로 지목한 대표적인 인물은 의대증원을 주장해온 안상훈 전 사회수석과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다. 안 전 수석은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 16번, 김 교수는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 12번으로 이번 총선에 출사표를 내놓은 상태다.

정부가 의협과 전공의, 교수단체에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서달라'고 제안한 것에 대해서 임 당선인은 "일고의 논평할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임 당선인은 "이 상황 자체는 정부가 만든 위기"라며 "정부·여당이 (의대 증원) 2000명 양보 못한다는 건 확고한데, 이건 국민 생명을 담보로 '러시안 룰렛'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통령 참모와 관료들에 대한 책임론도 강하게 주장했다. 임 당선인은 "대통령 주변에서 전공의들이 왜 의료현장을 떠났는지 의료 문제의 본질에 대해 제대로 알리지 않아 이 사태가 일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임 당선인은 전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조규홍 복지부장관과 박민수 차관을 파면하고 대통령 사과가 전제되어야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한바 있다.

임 당선인의 연이은 강경발언에 의사 커뮤니티에서도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의사는 단체 대화방에 글을 올려 "제발 말에 강약좀 조절 하시라. 의사들 손에 30~50석 좌우되니 조심하라고 언급하셨다"면서 "의사에 적대적인 반의사여론을 자극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임 당선인에게 투표한 한 개원의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임 당선인의 돌출행동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라면서도 "회장이 되기 전과 후의 마음가짐은 달라야 한다. 이럴 때일수록 한마디 한마디에 신중을 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박민수 복지부 차관은 중수본 브리핑에서 “의료개혁의 당사자는 국민이고, 성패는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다”면서 “다수의 국민이 원하는 의료개혁을 특정 직역과 흥정하듯 뒤집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정 직역이 국민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방식으로 정부 정책을 무력화시켜 온 악습을 끊겠다”고 강조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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