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을 방문해 의료진을 격려하고 있다. 2023.3.18.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일선 병원을 찾아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의사들을 향해 “걱정하는 것처럼 의료 질 저하는 발생하지 않도록 할 테니 정부를 믿고 대화에 나와 달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전공의(인턴·레지던트)들의 집단행동이 시작된 이후 윤 대통령이 의사들을 직접 만나 현장 복귀를 호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아산병원을 방문해 어린이병원을 둘러보고 환자 곁을 지키는 의료진에 감사를 표하는 한편, 간담회를 열고 전공의 집단행동에 따른 의료 공백 대책과 의료 개혁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윤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의료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인력 확대는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증원을 단계적으로 하자는 의견도 있다”면서도 “오랜 시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이뤄졌다면 좋겠지만 정치적 리스크 때문에 역대 정부들이 엄두를 내지 못해 너무 늦어버렸다. 매번 이런 진통을 겪을 수는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의료진을 향해 “(의대) 증원 수를 조정하지 않으면 대화에 응할 수 없다고 고수하지 말고, 앞으로 미래를 내다보고 후배들을 설득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의료 개혁 완수를 위해 어떤 부분이 부족하고 개선이 필요한지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의사와 간호사들이 의견을 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의료진은 간담회에서 필수 분야 의료인력 확충, 의료수가 현실화 등을 통해 필수 분야 의료진이 보람을 느끼며 일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길 바란다고 했다. 특히 ▲전임의로 복귀 예정인 군의관에 대한 조기 복귀 허용 ▲소아 진료 분야 적자 구조의 근본적 개선 ▲어린이 특성에 맞는 소아외과 중증도 평가 기준 마련 ▲고위험 임산부 증가에 따른 고위험 분만 수가 현실화 ▲태아 진료센터 지원 ▲간호사 업무 범위의 제도적 명확화 등을 건의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건의 사항에 대한 신속한 이행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제대 후 전임의로 병원에 복귀 예정인 군의관들은 제대 전이라도 병원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하라”고 참모진에게 지시했다. 의료수가에 관해서도 “지난해 한 차례 늘린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의 정책지원 수가를 앞으로는 더 상향해 초진은 물론 재진까지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필수 의료와 중증 진료 분야는 국가 안보와 마찬가지로 중요하다”며 “국가 안보를 위해 쓰는 재정을 아까워해서는 안 되듯, 국민 생명을 위해서도 예산을 아끼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상급종합병원의 중증 환자 진료에 대해 확실한 보상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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