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과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 박명하 조직강화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소환조사에 출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의협 전·현직 집행부 5명이 전공의 집단 사직을 부추기고 집단행동을 교사·방조했다며 경찰청에 고발했다. 의협 전·현직 간부에 대한 경찰 조사는 이번이 세 번째다. 2024.3.12. 뉴스1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 겸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이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의 사직에 대해 “범죄가 아니다”라며 “자유민주주의 사회에서 존중돼야 할 시민으로서의 자유로운 직업 선택권의 행사”라고 했다.

임 회장은 이날 오전 9시 30분경 전공의 파업과 관련한 경찰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출석하는 길에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공의를 선동해 집단행동을 교사하고 그로 인해 수련병원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 등을 받는다.

임 회장은 대한민국의 낮은 출산율을 언급하며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고 싶어도 포기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건 우리 사회”라며 “그렇기에 젊은이가 이기적이라고 비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임 회장은 “전공의들의 사직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는 “필수 의료, 바이털 과목의 전공의들은 일주일에 100시간 가까이 일해서 전문의가 되어도 배운 재주를 살리기가 어렵다”라며 “배운 대로 하다가도 자칫 잘못하면 의료소송에 걸려 수억 원을 배상하거나 형사처벌을 받아 감옥만 안 가도 다행이라고 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문의가 되겠다고 수련을 받는 것이 오히려 비정상이 된 세상”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2000명이라는 정원에 근거가 없다는 것은 이미 밝혀졌다”며 “정책 패키지를 필수 의료 과목의 전공의들과 교수들이 모두 반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무리하게 의사들을 압박해 굴복시키려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정말 의료를 개혁하겠다는 것인가, 그저 의사들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물었다.

임 회장과 같은 혐의로 경찰에 소환된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과 박명하 의협 비대위 조직위원장도 입장문을 통해 “전공의 후배들의 자발적 사직은 누구의 선동이나 사주로 이뤄진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젊은 의료인들이 이 나라의 의료의 백년대계를 그르치는 엄청난 실정에 대해 양심에 의지하고 전문가적 지식을 바탕으로 항거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갈수록 악화하는 대민 의료를 살릴 수 있는 대타협의 장으로 나오길 바란다”며 “지금이라도 건설적인 정책을 위한 협상 테이블에 나오길 강력히 주장한다”고 했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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