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 확장 재조명…수차례 수정 공들여
윤, 3·1 '자유'에 주목…"왕정복고 아니었다"
올해 기념사도 '자유 향한 신념' 강조 예상
'비주류' 실력양성론·외교독립운동 재조명
통일 언급도 나올듯…'자유·번영 누릴 권리'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5일 수원 아이엠센터에서 열린 3.1절 기념 예배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2.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1절 기념사를 통해 독립운동사 전반을 재조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3·1운동과 항일 무장투쟁 뿐 아니라 외교·교육 등 다양한 독립운동 노선 모두 '자유민주주의 확대'를 위한 투쟁이었다는 시각을 담은 연설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내달 1일 제105주년 3·1절 기념사를 한다. 기념사에는 3·1운동을 핵심으로 하는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사가 '자유 확대'의 틀 속에서 폭넓게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평소 1919년 일어난 3·1운동이 왕정 복고가 아닌 자유로운 독립 국가를 세우려는 시도였다는 점에 주목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3·1운동은 실제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으로 이어졌고, 중국과 인도의 독립운동에 영향을 미쳤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독립운동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 자유·인권·법치가 존중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 운동이었다"며 "단순히 빼앗긴 국권을 되찾거나 과거의 왕정국가로 되돌아가려는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3·1운동 기념 예배에서도 "선열들이 자유를 향한 신념과 의지를 모아 3.1운동을 일으키셨다"고 평가했다. 3·1절 기념사에서도 이같은 관점이 핵심 메시지로 담길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나아가 '실력 양성', '외교 독립' 등 그간 무장투쟁 노선에 비해 비중이 작았던 다양한 형태의 독립운동을 재조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외교, 문화, 교육, 무장투쟁 등 여러 형태의 독립운동이 있다. 여러 독립운동 가운데 저평가된 부분이 있다면 골고루 평가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말이 들어갈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활발하게 이뤄졌던 애국계몽운동이나 물산장려운동 등 실력양성 노선, 또 국제사회에서 전개된 외교독립 노선이 한국의 독립과 자유 확대에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짚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승만 전 대통령 언급에 어느 정도 비중이 실릴지 주목된다. 미국과 국제연맹을 상대로 일제를 규탄하고 임시정부 지원을 요청했던 이 전 대통령은 외교 독립 노선의 상징격 인물이다.

윤 대통령은 최근 이 전 대통령의 일생을 긍정적으로 다룬 영화 '건국전쟁'에 대해 "역사를 올바르게 알 수 있는 기회"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또 남북관계와 통일관에 대한 메시지도 기념사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일 '한민족'과 통일을 부정하고 전쟁을 언급하는 데 대한 반박 성격이다.

윤 대통령은 민족적 당위보다는 자유 확대 개념에 입각해 헌법상의 '평화 통일 의무'를 풀어낼 것으로 보인다. 북한 주민들의 자유를 확대하기 위한 통일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도 김 위원장의 언동을 규탄하는 한편 북한 주민들을 향해 "자유와 인권과 번영을 누릴 권리를 가진 우리와 같은 민족"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과 관련해선 지난해 기념사의 연장선상에서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자유 확대를 위한 국제 연대라는 틀 속에서 미래지향적 관계로 재설정하자는 취지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일본은 과거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파트너가 됐다"고 말했다.

이후 정부가 '강제징용 피해배상 제3자 변제안'을 발표한 뒤 양국은 정상간 셔틀외교 재개와 최초의 한미일 정상회의를 성사시켰다. 2025년은 한일 수교(국교정상화) 60주년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기념사의 큰 얼개를 잡은 뒤에도 수차례 독회를 거치며 수정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양한 소재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진 만큼, 기념사의 분량은 지난해(공백 제외 1039자·약 5분20초 길이)보다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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