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현역 의원 및 원외 인사들이 공천 심사 결과에 반발하며 잇따라 탈당했다. ‘밀실 사천’ 논란이 확산되면서 친문(친문재인)계까지 포함한 연쇄-집단 탈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주당 박영순 의원(초선·대전 대덕)은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의 사당으로 전락한 민주당 탈당을 선언한다”며 “동료 의원들을 조롱하고, 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린다는 듯한 태도로 공천이 아닌 망천(亡薦)을 강행하는 무모함과 뻔뻔함에 질려 더 이상의 기대는 어리석은 것임을 깨달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이재명 당 대표 1인 지배를 위한 사당으로 전락하고 방탄과 사욕을 위한 전체주의 집단으로 변질됐다”고 했다. 박 의원은 전날 민주당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 통보를 받고 탈당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은 탈당 후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이끄는 새로운미래에 합류하겠다고 밝혔다.

5선의 설훈 의원도 이날 민주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탈당 고별인사’를 하면서 “당이 살고 이대표가 살기 위해선 이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설 의원은 전날 하위 10% 평가 통보를 받은 사실을 알리며 탈당을 예고했다. 야권 단일화 지역구로 선정된 울산 북구의 이상헌 의원도 이날 진보당에 경선을 요구하며 불발 시 탈당해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로써 공천 후폭풍 속 탈당을 선언하거나 시사한 민주당 의원만 김영주 이수진(서울 동작을) 의원 등을 포함해 5명에 이르는 가운데 연쇄 탈당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친문 좌장격인 3선 홍영표 의원을 중심으로 비명계 의원들은 집단 탈당 가능성도 열어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문 인사는 “홍 의원을 중심으로 현역 의원 7, 8명가량이 친명 지도부의 부당한 공천에 어떻게 대응할지 등을 논의 중”이라고 했다.

김윤식 전 경기 시흥시장도 이날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힘으로 입당한다고 밝혔다. 김 전 시장은 민주당 조정식 사무총장 지역구(경기 시흥을) 출마를 준비하다 후보 심사 과정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김 전 시장은 기자회견에서 “민주당과 조 사무총장은 4년 전 저를 전략공천으로 뭉개더니 이번에는 부적격 처리로 또 뭉갰다”고 했다. 김 전 시장은 국민의힘 소속으로 시흥을 출마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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