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13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 정치·외교·통일·안보·교육·사회·문화 대정부 질문에서 동료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비이재명계 중진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당 공천관리위원회로부터 현역 의정활동 평가 ‘하위 10%’ 통보를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설 의원은 탈당 가능성도 시사했다.

설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순히 민주당이 아닌 이재명 대표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재명 대표가 아닌 국민을 위한 민주당을 지키고자 했다는 이유로, 민주당의 본연의 가치를 다잡고 정신을 지키고자 앞장섰다는 이유로 하위 10%에 밀어 넣었다"고 밝혔다.

그는 "1980년, 김대중 전 대통령님을 처음 만나 4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민주당원으로서 살아왔다"며 "통보를 받고 난 뒤 한동안 스스로에게 그리고 김대중 전 대통령께 부끄럼 없는 정치를 해왔다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을까, 몇 번씩 되물었다"고 말했다.

이어 "단 한 번도 민주당에 부끄러운 짓을 저지른 적이 없으며, 누구처럼 민주당을 방탄으로 사용하지 않았고, 사법리스크로 민주당의 발전을 저해시키지도 않았다"며 "이것이 비명횡사이며 사천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도대체 무슨 근거로 제가 하위 10%에 들었는지 공관위는 명명백백히 밝히길 요구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선 "이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어떤 의정활동을 하셨나"라며 "질의와 법안 발의는 얼마나 했나. 본회의는 제대로 출석하셨나"라고 따져 물었다. 또 "자신과 측근의 범죄를 비호하기 위해 민주당을 이용한 것 이외에 민주당의 국회의원으로서 국민과 민주당을 위해 어떤 일을 했나"라고도 언급했다.

설 의원은 "이 대표는 혁신이라는 명목 하에 자신과 자신의 측근에게는 전혀 칼을 대지 않고, 오히려 공천에 적극개입해 ‘친명횡재, 비명횡사’를 주도하고 있다"며 "자신을 비판했던 의원들을 모두 하위 20% 안에 포함하고 개인적인 복수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날 이 대표 발언을 거론하며 "(이 대표가) 0점을 받은 의원도 있다고 낄낄대며 동료 의원을 폄하하고 이를 즐기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설 의원은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탈당 여부는 조만간에 말씀 드리겠다"며 "저 혼자 판단하고 결정하기엔 사안 자체가 너무 심대하니 상의해서 제 정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당 공관위가 지난 19일부터 ‘하위 20%’ 의원들을 대상으로 개별 통보에 들어간 가운데, 통보 받은 의원들이 줄지어 ‘커밍아웃’을 선언하며 심사 결과에 반발해 공천을 둘러싼 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날까지 최하위권 통보 사실을 직접 공개한 의원은 설 의원을 비롯해 김영주·김한정·박영순·박용진·송갑석·윤영찬 의원 등 7명이다. ‘하위 10%’ 의원은 경선 득표 30%, ‘하위 20%’ 의원은 20% 감산 페널티를 받는다.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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