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공룡 생존위기 上
창사 이래 첫 적자 낸 이마트
반려견·골프용품 매장 축소
저수익 사업장 매각 가능성
롯데 이어 체질 개선 본격화

롯데그룹에 이어 신세계그룹도 실적이 부진한 사업 정리에 착수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유통업의 온라인 전환에 속도가 붙으면서 생존 위기에 직면한 유통 공룡이 본격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 것이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해 말 애완동물 용품을 판매하는 전문 매장 '몰리스 사업부'를 폐지하고 패션·테넌트사업부로 통합했다.

또 점포 효율화 작업을 벌여 2018년 최대 36개까지 늘었던 몰리스 오프라인 매장을 최근 25개로 줄였다. 이마트가 몰리스 사업부를 통폐합한 것은 10년 이상 운영했음에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기 침체 여파로 지난해부터 골프 수요가 줄어들자 이마트 내에서 운영하던 골프용품 매장도 최근 축소하고 있다. 이 같은 사업 구조 개편 배경에는 악화된 실적이 있다. 신세계그룹은 주력인 이마트가 지난해 사상 처음 영업적자 469억원을 내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자회사인 신세계건설이 대규모 적자(1878억원)를 기록한 것이 표면적인 이유다. 다만 이마트 자체 이익만 따져도 2018년 4893억원에서 지난해 1880억원으로 5년 새 60% 이상 급감했다. 이 같은 위기감을 반영한 듯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조직은 성과를 내기 위해 존재하고, 기업은 수익을 내야 지속 가능할 수 있다는 명제를 다시 한번 바로 세워야 한다"며 수익성 개선을 경영 최우선 과제로 강조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신세계가 체질 개선을 위해 수익성이 낮은 이마트 점포나 골프장 같은 자산도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롯데그룹도 신동빈 회장이 지난달 부진한 사업을 매각하고 성장사업으로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군살 빼기에 집중하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사업부(옛 롯데피에스넷) 분리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마트·백화점 점포와 골프장·리조트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유통그룹인 신세계와 롯데의 이 같은 적극적인 사업 구조조정 움직임이 유통업계 전체로 확산될 것으로 산업계는 전망한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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