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호실적·미 고용지표 둔화 시그널 확인
성장주·저PBR주 동반 상승에 국내 증시 '훨훨'
외국인 12년 6개월만에 역대 최대 순매수 기록 경신

  • ▲ ⓒ연합뉴스

    국내 증시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개선 소식과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의 급등 영향으로 동반 강세를 보였다. 외국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역대 최대 순매수 규모를 기록하며 시장 상승을 견인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2542.46)보다 72.85포인트(2.87%) 상승한 2615.31에 장을 닫았다. 종가 기준 2610선을 넘어선 건 한 달 만이다.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건 전날 일제히 급등한 뉴욕 증시의 훈풍 영향이 크다.

    미국 정규장 마감 후 메타와 아마존, 애플이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자 메타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14% 급등했으며 아마존도 7% 이상 상승했다.

    이 가운데 고용시장 둔화 시그널도 확인됐다. 이날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한 주 전보다 9000건 늘어난 22만4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노동시장의 둔화를 의미하며 연준이 향후 금리 인하를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이 2조4899억원을 팔아치웠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조8852억원, 6438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외국인들의 순매수 규모는 12년 6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반면 개인들의 순매도 규모 역시 역대 최대치로 기록됐다. 

    시가총액 상위주 모두 오름세로 마감했다. 삼성전자(2.17%), SK하이닉스(1.66%), LG에너지솔루션(1.57%), 삼성바이오로직스(3.62%), 셀트리온(9.13%), POSCO홀딩스(2.75%) 등 대부분이 강세였다. 기아(12.42%)와 현대차(9.13%)는 '저PBR' 기대감에 급등했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798.73)보다 16.04포인트(2.01%) 오른 814.77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30억원, 969억원을 사들였으며 개인은 1535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도 모두 빨간불을 켰다. 에코프로비엠(0.44%), 에코프로(2.81%), HLB(8.17%), 셀트리온제약(3.57%), 알테오젠(7.00%), HPSP(4.34%), 리노공업(1.62%), 레인보우로보틱스(1.18%) 등 모두 강세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뒤로하고 저PBR 테마 급등세가 지속되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밤 사이 미국 기술주 강세 힘입어 최근 부진했던 국내 성장주까지 급등을 가세해 지수 상방압력을 높이는 양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코스닥과 코스피가 나란히 급등했지만 주간 기준으로 보면 지수 간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은 여전하다. 

    이번주 코스피는 5% 넘게 상승한 반면 코스닥은 3%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주까지 3주 연속 하락했던 코스피는 금주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 끝에 이날 종가 기준 2610선을 회복했지만 코스닥은 여전히 810선에 머물고 있다.

    상대적으로 코스닥 대비 코스피가 강세인 건 PBR이 낮은 종목들은 주로 코스피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한국 증시의 저평가)를 위해 주가순자산비율(PBR) 비교 공시를 핵심으로 하는 이른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한다는 소식이 시장에 알려면서 최근 관련  종목들로 수급이 쏠리는 추세다.

    수급 차별화도 뚜렷하다. 지난 31일부터 1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1조1308억원 순매수했지만 코스피에선 556억원 순매수에 그쳤다. 기관투자자 역시 코스피 주식을 518억원 순매수한 반면 코스닥 주식은 2900억원 넘게 팔아치웠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이 주식시장을 주도하면서 저PBR 업종 주도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코스닥은 가치주 수급 쏠림, 금리 조기 인하 기대감 후퇴에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민아 기자

저작권자 © 한국뉴스종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